세로토닌과 우울증
세로토닌(serotonin)은 인체의 뇌에 존재하는 것으로 수면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중요한 물질이며 정서에도 깊이 관여한다. 기억력과 식욕을 조절하고 우리 몸에 생기와 활력을 불어넣어주는 '행복 호르몬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이 호르몬이 부족하면 우울증에 걸리기 쉽고 여러 자극이나 통증에 민감해진다.
5명 중 1명은 우울증 겪어
우울증은 단일 질병의 이름이라기보다는 여러 가지 우울성 기분장애를 통틀어서 지칭하는 말이다. 술이라는 단어에 보드카. 소주, 와인, 맥주 등 다양한 알코올 종류가 포함되어 있듯이 우울증이라는 단어에는 주요 우울장애, 양극성 우울장애, 기분부전장애, 기분순환장에 등과 같이 우울한 기분을 주요 증상으로 하는 다양한 스펙트럼의 질환이 포함되어 있다. 여성들에게서 흔히 들어본 적이 있을 산후 우울증, 갱년기 우울증, 주부 우울증 등의 용어는 우울증의 발생 시점과 특정 집단을 따로 구별해서 명명한 것일 뿐이지 중상이나 치료에 있어서 별반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다.
우울증의 발생률을 높게는 20% 까지도 보고 있는데, 이렇게 높은 발생률을 보이느 질병으로는 감기와 고혈압 정도다. 좀 더 실감나게 설명을 곁들이자면. 5인 가족을 기준으로 할 때 집집마다 한 사람은 우울증을 언젠가는 앓을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다양한 우울즐, 왜 생길까?
우울증에 걸리면 삶에 대한 흥미가 떨얼지고 매사에 무기력함을 느끼며 수면 장애를 겪기도 한다. 식욕이 없고 체중이 줄며 종종 불안 증세를 보이는 것 또한 우울증 환자들에게서 흔히 발견되는 중상이다. 신체적으로 문제가 생기는 우울증 환자들도 있다.
우울증에 걸리는 이유는 다양하다. 예를 들어 아이들은 부모와의 갈등이나 학교 내에서 친구들과의 관계, 성적 등으로 우울증을 겪을 수 있다. 대학생들은 최근 취업문제 때문에 정신적 고통을 겪는 경우가 많으며 장년층은 퇴직문제, 40대 이후 주부들은 가정과 사회 속에서 해야 할 일이 없어져 겪는 '빈 둥지 증후군'이 우울증의 원인이 되는 일이 많다.
노인들은 가까운 사람들이 하나둘씩 세상을 떠나거나 부부간에 사별하고, 경제적으로 곤란을 겪으면서 우울증을 겪는다.
우울증 약으로 치료하는 이유, '세로토닌'
그러나 우울증은 꼭 원인이 되는 심리적 변화나 사회적 문제가 있을 때만 생기는 것은 아니다. 세로토닌(serotonin)이나 도파민(Dopamine), 에피네프린(Epinephrine=아드레날린) 같은 신경전달물질이 균형을 잃어 우울증이 생길 수도 있다. 실제로 이러한 '생물학적 요인'들은 우울증을 약으로 치료하는 근거가 된다.
항우울제는 보통 세로토닌을 활성화하는데, 세로토닌은 뇌에서 기분과 감정에 영향을 주는 신경전달물질로 우리의 마음을 가라앉혀 편안한 상태에 이르게 한다. 특히 공격성을 나타내는 노르에피네프린, 중독성이 있는 엔도르핀과 도파민의 과잉 분비를 조절한다. 일례로 세로토닌이 부족한 사람은 쉽게 공격적인 행동을 보이거나 격정적인 흥분에 빠지기 쉽다. 반면 세로토닌이 충분히 분비되면 자신의 감정을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힘이 생기며 집중력도 강해진다.
나도 혹시 우울증이 아닐까?
1. 잠들기 어렵거나 너무 많이 잠
2. 식욕의 급격한 변화와 그로 인한 체중의 증가 혹은 감소
3. 무기력감과 피로감
4. 무가치감 . 자기비하. 부적절한 죄책감
5. 집중하기 힘듦
6. 불안 , 초조 , 신경과민
7. 활동저하 . 흥미결여 . 성욕 감퇴
8. 절망감과 무력감
9. 죽음이나 자살과 관련된 생각
* 위 증상들 중에서 5가지 이상을 2주 이상 겪고 있다면 주요 우울증으로 진단을 내릴 수 있다.
우울한 생활, 이제 벗어나고 싶다!
세로토닌 활성화시키는 법
세로토닌 신경이 약해지면 우리의 몸과 마음은 활기를 잃는다. 아침에 일어나기가 힘들고 쉽게 피로를 느끼며 사소한 일에 화를 내는 등 몸과 마음이 지치고 쇠약해진다. 또한 우울한 기분이 들고 때로는 공격적인 성향이 나타난다. 우리에게 세로토닌이 부족해진 이유와 활성화 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일광욕' 왜 하나 했더니
세로토닌은 기본적으로 햇볕을 많이 받아야 높아진다. 산업이 발전하기 전까지 인간은 세로토닌 활성화 조건을 충족하는 데 전혀 어려움이 없었다. 농사일이나 사냥을 주로 하던 시절에는 햇볕을 충분히 받으며 신체활동을 왕성히 해 자연스럽게 세로토닌 신경이 활성화되고 몸과 마음에 활력이 생겼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대 사회에 들어서면서 세로토닌 활성화 조건을 충족하기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문명의 혜택으로 '햇볕'에 의존하지 않고도 인공조명만으로 충분히 생활할 수 있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편의점이나 24시간 영업하는 음식점들이 등장하면서 밤낮이 바뀐 생활이 얼마든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이면에서는 세로토닌 신경 약화라는 엄청난 부작용이 생기고 있다.
우리의 삶을 되돌아봐도 실제 평소 햇볕을 받는 기회가 적고 그런 생활이 오래 지속되면 몸에 여러 가지 불쾌한 증상이 나타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잇다.
겨울이 되면 우울해지는 '겨울 우울증'도 그중 하나다. 전문용어로 '계절성 감정 장애'라고 하는 겨울 우울증은 밝은 햇볕을 충분히 받지 못해 생기는 심리적 장애로 이를 앓는 사람은 감정의 균형이 흔들리고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상태를 보인다. 북유럽 사람들이 우울증을 많이 겪고 볕만 비추면 만사를 제친 채 일광욕을 하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닌 것이다
낮잠 많이 자도 피곤한 이유
현대인에게 '잠' 이 부족하다는 것 또한 세로토닌 신경을 약화시키는 요인이다. 세로토닌은 아침과 낮에 햇볕을 충분히 받는 한편 밤에 잠을 잘 자야 긍정적인 수준이 유지된다. 가톨릭대학교 의정부 성모병원 김영훈 원장은 특히 자정부터 새벽 4시까지는 꼭 수면 상태에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 밤 12시부터 4시를 기준으로, 그것을 전후해 1~2시간 정도씩 더 자는 것이 좋습니다."
자연광이 차단되고 잠이 부족하다는 것 외에 세로토닌 신경을 손상시키는 요인은 또 있다. 바로 " 스트레스와 피로" 다 우리는 하루에도 몇 번씩 크고 작은 스트레스를 받는다. 또 사회가 복잡해진 만큼 웬만한 일에는 피로가 따른다.
사실 적당한 스트레스는 우리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노르에피네프린이 분비되어 정신을 바짝 차리게 하기 때문이다. 진화론적으로 노르에피네프린은 위험한 상황에 직면했을 때 분비됭어 주어진 상황을 빠르게 파악하고 그 위험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빨리 찾게 만든다. 쉽게 말해 혈액을 뇌로 공급하여 뇌를 긴장시킴으로써 집중력이 생기게 하고 사람을 명석해지게 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 상태는 오래 가지 않는다. 적당한 수준의 긴장을 넘어 스트레스가 오래 지속하거나 심해지면 '코티졸(cortisol )'이라는 스트레스 호르몬이 나와 세로토닌을 떨얼뜨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이나 공부의 성취도가 급속히 떨어지게 된다. 실로 오묘한 인체의 신비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세로토닌, 철분이 필요하다
세로토닌을 활성화시키려면 철분도 중요하다. 철분이 세로토닌 형성에 보조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철 결핍성 빈혈이 오면 산만해지고 식욕도 없어지며 IQ도 저하된다. 회복되는 데는 6개월 정도가 걸리는데 그동안은 세로토닌 부족으로 우울해지고 감정에 쉽게 휘둘리기가 쉽다. 철 결핍성 빈혈은 월경을 하는 여자들, 평소 인스턴트식품이나 열량에 비해 필수 영양소가 낮은 식품을 즐겨 먹는 사람이 겪을 수 있다.
그렇다고 철 결핍성 빈혈을 우려해 일부러 고기를 찾아 먹을 필요는 없다. 육식을 전혀 하지 않는 승려라 할지라도 생활 속에서 충분한 철분을 섭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로토닌 활성화 하는 하루 일과
AM 8:30 출근(지하철역부터 회사까지 활기차게 걷기)
AM 9:00 업무 시작
PM 12:00 점심 식사 후 걷기
PM 3:00 적당한 휴식 취하면서 껌 씹기
PM 6:00 퇴근(활기차게 걷기, 한 정거장 전에 내리면 효과
PM 8:00 실내운동, 수영 또는 요가
아침 일찍 일어나기만 해도 OK
이렇게 현대인의 세로토닌 신경은 끊임없는 공격에 시달리고 있다. 그대로 두면 걷잡을 수 없이 약해질 뿐이므로 세로토닌이 잘 분비될 수 있는 조건을 의식적으로 만들어가야 한다
먼저 아침 일찍 일어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일찍 일어나면 햇볕을 받을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나므로 세로토닌 신경을 활성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정신이 맑아지고 하루를 살아내는 활력도 얻을 수 있다. 간단히 생각해보아도 일찍 일어나면 비교적 여유롭게 하루를 준비할 수 있으니 낮 시간대의 업무 효율도 크게 오르게 된다. 뿐만 아니라 그런 생활이 습관이 되면 몸도 자연히 그 상태에 익숙해지기 대문에 흐트러진 생체리듬까지 바로 잡을 수 있다. 아침 일찍 일어나는 것만으로 이 정도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면 실천을 미룰 이유가 없을 것이다.
이 외에 세로토닌 연구와 세계적인 권위자이자 <세로토닌 100% 활성법>의 저자인 아리타 히데호 박사는 '리듬 운동'을 하는 것도 세로토닌 신경을 활성화 하는 방법이라고 이야기한다. 몸을 리듬감 있게 움직이면 그 효과가 근육뿐만 아니라 뇌에도 영향을 미쳐 세로토닌 신경이 활성화된다느느 것읻다. 여기서 말하는 리듬운동은 특별한 것은 아니고 생활 속에서 쉽게 할 수 있는 걷기, 조깅, 수영, 껌 씹기 등이다. 다만 이런 운동을 하면서 음악을 듣거나 옆 사람과 이야기를 하면 효과가 떨어진다고 한다. 되도록 운동 자체에만 신경을 쏟으면서 '열심히' 할수록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우리는 평소 자신도 모르게 세로토닌 신경을 약화시키는 생활을 하고 있다. 현대 산업사회가 발달할 수록 대인관계를 힘들어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첨단 기술을 누리면서 편리하게 살면서도 마음이 불행한 것은 어쩌면 세로토닌이 부족하기 때문일지 모른다. 그러나 이런 문제들은 의외로 간단히 해결할 수 있다. 되도록 일찍 일어나서 충분히 햇볕 쬐기, 자정부터 새벽 4시까지는 반드시 수면 상태를 유지하기, 평소 생활 속에서 의식적으로 운동하기 등 세로토닌을 활성화시키는 방법은 그리 어렵지 않기 때문이다.
삶이 재미없고 매사에 의욕을 느끼지 못하며 무언가 잘못된 생활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당신, 혹시 세로토닌이 부족한 조건을 스스로 만들고 있지는 않은지 곰곰히 생가해 볼 일이다.
중독 호르몬 , 도파민
우리를 기분 좋게 하는 호르몬은 세로토닌 외에 도파민(Dopaminne)'도 있다. 도파민은 어떤 일을 성취하거나 재미난 일을 할 때, 새로운 놀이를 할 때 생긴다. 도파민의 특징은 끝이 없다는 것이다.
세로토닌의 경우 종일 햇볕을 쬔다고 해서 계속 생성되는 것은 아니다, 어느 정도 올라가면 그것을 억제하는 물질이 분비된다. 그러나 도파민은 그와 같은 반대, 물질이 없으므로 한계가 없다. 지칠 줄 모르게 만들고 끝없이 반복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도파민이다. 가장 좋은 예가 바로 '게임'과 '도박'이다. 아이들이 컴퓨터 앞에서 살고 다 큰 어른이 도박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것이 모두 도파민 때문이다. 우리를 기분 좋게 하는 도파민을 '긍정의 호르몬'이라고 부를 수 없는 이유다.
출처/ 좋은 웰빙
글 /김태성 기자 ㅣ 도움 카톨릭대학교 의정부 성모병원 원장 김영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