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지난 3월 서울의 한 공사장 화재 현장에서 11명의 목숨을 구하고 사라진
불법 체류자였던 몽골인들은 사건 이후, 특별한 공로가 인정돼 합법 체류 자격까지 얻었는데
그들은 지금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그래도 그들은 합법적으로 한국에 1년간 있게 된것을 너무 고마와 한다고 ......앵커멘트를 내가조금 요약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3월, 불길에 휩싸인 서울의 한 신축 주상복합 공사 현장.
화염과 연기에 갇힌 사람들은 애타게 도움을 기다리고 EFF. 좀 잡아줘요. 여기 잡아요.
숨막히는 구조 작업이 시작됩니다.
이렇게 겨우겨우 목숨을 건진 사람은 모두 98명.
이 가운데 11명은 어눌한 한국말을 하는 외국인들이 자신들을 구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강모 씨(지난 3월 24일): "코로 연기가 다 들어가 기침하는 순간이 었는데 위에서 작업하시다가 연기가 가라앉으면서 내려오신 것 같았어요."
곳곳에서 들리는 비명 소리를 외면할 수 없어 선뜻 몸을 던졌지만, 불법 체류자 신분이 드러날까 구조를 마친 뒤엔 도망치듯 현장을 벗어나야 했던 그들.
몽골출신 영웅 4명은 그 후, 공로를 인정받아 1년간의 특별 체류 자격을 얻었고 특히 공부에 남다른 뜻을 보였던 삼보드노드 씨는 한 대학의 입학 자격까지 얻었습니다.
<인터뷰> 삼보드노드(지난 4월): "컴퓨터를 전공해서 석사, 박사까지 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8개월여.
그렇게 공부를 원했고 꿈에 그리던 대학입학 자격까지 얻었지만 삼보드노드씨는 한국에 없었습니다.
그는 화재 후유증으로 건강이 나빠져 고향에서 요양중이라고 했습니다.
<자료화면> "사고 후 견디기 힘들 정도로 자주 머리가 아파 지난 7월 몽골로 돌아와 한달간 치료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회복이 더뎌 좀 더 쉴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한국이 많이 그립습니다. 빨리 건강을 찾아 돌아가고 싶습니다."
전직 소방관으로 구조에 큰 역할을 했던 바트델게르 씨도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요양을 위해 몽골에 다녀왔지만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한 탓인지 머리가 계속 아프다며 고통을 호소합니다.
<인터뷰> 바트델게르: "진통제가 없으면 못 살아요. 하루에 7, 8알도 먹어요."
하지만 우연한 사건으로 합법적인 체류 자격을 얻어 당당하게 살 게 된 것이 너무 기쁘다는 바트텔게르씨.
고향에 남겨둔 세 딸이 많이 그립지만 그 못지 않게 한국에 대한 사랑도 깊어졌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바트텔게르: "피곤해 지치거나 맛있는 거 먹을 때면 아이들이 더 생각나요. 그래도 한국은 제2의 고향입니다."
또 다른 영웅 검버수릉 씨 역시 그날 이후 생긴 두통과 복통 때문에 힘들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시간을 되돌려 다시 당시로 돌아간다 해도 생사의 갈림길에 놓인 사람들을 외면할 수 없었을 거라고 말합니다.
<인터뷰> 검버수릉: "연기도 많이 나고 저 자신도 두려웠지만 도와달라는 외침을 외면할 수 없었습니다."
이들의 입에서 나온 공통된 얘기는 한국은 제2의 고향이라는 고백.
하지만 가슴속엔 두고온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 가득했습니다.
<인터뷰> 검버수릉: "엄마 돈 많이 벌어서 갈게요. 건강해요."
<인터뷰>바트텔게르: "아빠하고 엄마는 많이 보고 싶어요. 많이 사랑해요."
머나먼 이국 땅에서, 누군가의 은인이 된 그들.
당시 구해준 사람들 가운데 연락을 해오는 경우가 있느냐는 물음에 아무도 없다고, 하지만 그것이 뭐 중요하냐고 수줍은 미소를 짓습니다.
KBS 뉴스 김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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