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아온글

李御寧 교수의 소원시

백합사랑 2008. 1. 12. 11:20

 

 

 

李御寧 교수의 

소원시

 
소원시(所願詩)
 
벼랑 끝에서 새해를 맞습니다. 덕담 대신
 
 날개를 주소서. 

어떻게 여기까지 온 사람들입니까. 험난한
 
기아의 고개에서도 부모의 손을 뿌리친 적 없고
 
아무리 위험한 전란의 들판이라도 등에 업은
 
자식을 내려놓지 않았습니다.
  

남들이 앉아 있을 때 걷고 그들이 걸으면 우리는
 
뛰었습니다. 
 

숨 가쁘게 달려와 이제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 눈
 
앞인데 그냥 추락할 수는 없습니다.
  

벼랑인 줄도 모르는 사람들입니다.
 
 
 어쩌다가 '북한이 핵을  만들어도 놀라지 않
 
 
고 수출액이 3000억 달러를 넘어서도
 
 
웃지 않는 사람들'이 되었습니까.
 

거짓 선지자들을 믿은 죄입니까.
 
 
 
남의 눈치 보다 길을 잘못 든 탓입니까. 
 
 
 정치의 기둥이 조금만 더 기울어도,
 
 
시장경제의 지붕에 구멍 하나만 더 나도, 법과
 
 
 
안보의 울타리보다 겁 없는 자들의 키가 한 치
 
 
만 더 높아져도 그때는 천인단애(千斷崖)의 나
 
 
락입니다.
  

비상(非常)은 비상(飛翔)이기도 합니다. 싸움밖
 
 
에 모르는 정치인들에게는 비둘기의 날개를 주
 
 
시고, 살기에 지친 서민에게는 독수리의 날개
 
 
를 주십시오.  주눅 들린 기업인들에게는 갈매
 
 
기의 비행을 가르쳐 주시고 진흙 바닥의 지식인
 
 
들에게는 구름보다 높이 나종달새의
 
 
 날개를 보여 주소서. 날게 하소서..
 
 
뒤처진 자에게는 제비의 날개를 설빔을
 
 
입지못한 사람에게는 공작의 날개를, 홀로 사
 
 
는 노인에게는 학과 같은 날개를 주소서.
 
 
그리고 남남처럼 되어 가는 가족에는 원앙새의
 
 
 깃털을 내려 주소서.  


이 사회가 갈등으로 더 이상 찢기기 전에
 
 
기러기처럼 나는 법을 가르쳐 주소서. 소리를
 
 
내어 서로 격려하고 선두의 자리를 바꾸어 
 
 
며 대열을 이끌어 간다
 
 
 
저 신비한 기러기처럼 우리 모두를 날게
 
 
하소서.
  

"날자. 날자. 한 번만 더 날아보자꾸나." 
 

어느 소설의 마지막 대목처럼 지금 우리가 외치는
 
 
이 소원을 들어 주소서.


은빛 날개를 펴고 새해의 눈부신 하늘로 일제히
 
 
날아오르는 경쾌한 비상의 시작! 
 
 

벼랑 끝에서 날게 하소서...
 
 
 
출처 / 이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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