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에서 받은것들

이별이후 ㅡ 문정희

백합사랑 2019. 5. 31. 06:01

이별 이후

 

너 떠나간 지

세상의 달력으론 열흘이 되었고

내 피의 달력으론 십년 되었다

 

나 슬픈 것은

네가 없는데도 밤 오면 잠들어야 하고

끼니 오면 입 안 가득 밥알 떠 넣는 일이다

 

옛날 옛날적

그 사람 되어가며

그냥 그렇게 너를 잊는 일이다

 

이 아픔 그대로 있으면

그래서 숨막혀 나 죽으면

원도 없으리라

 

그러나

나 진실로 슬픈 것은

언젠가 너와 내가 이 뜨거움

까맣게 잊는다는 일이다

 

-문정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