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면 자꾸 깜빡 깜빡 잊어버리는 이유가 무엇일까?
뇌 양 쪽에 있는 ‘해마’가 답을 갖고 있다.
우리가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은 직경 1㎝, 길이 10㎝ 정도의 오이처럼 굽은 2개의 해마에 기억된다. 해마의 뇌신경 세포들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조금씩 파괴되기 시작해, 20세 이후엔 파괴 속도가 급격히 빨라진다. 1시간에 약 3600개의 기억 세포들이 사라진다고 한다.
실망할 필요는 없다. 기억 세포 한 개는 여러 개의 신경 돌기를 만들어 내는데, 후천적 노력으로 신경 돌기를 많이 만들어 내면 기억 세포의 역할을 얼마든지 대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어도 뇌를 젊게 유지할 수 있는 검증된 방법을 알아본다.
연구팀은 걷기 운동을 하면 운동 경추가 자극돼 뇌 혈류가 2 배로 증가 된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서울대병원 신경과 이동영 교수는 “혈류 공급이 원활하면 뇌세포를 죽이는 호르몬이 줄어 뇌가 훨씬 복합적이고 빠른 활동을 수행해 낼 수 있다.
이런 운동은 장기적으로 기억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된다” 고 말했다.
뇌에는 NMDA라는 기억을 받아들이는 수용체가 있는데, 이것이 알코올에 민감하게 반응해 활성화 된다는 것. 건국대 병원 신경과 한설희 교수는 “소량의 알코올은 NMDA를 자극할 뿐 아니라 혈관을 확장시켜 혈류도 좋게 한다.
특히 적포도주의 항산화 성분은 뇌세포 파괴도 동시에 막아줘 기억력을 증대 시켜준다.
그러나 하루 5~6잔 이상의 과도한 음주는 오히려 뇌세포를 파괴시켜 기억력을 감퇴시킨다”고 말했다.
캐나다 오타와 대 연구팀이 1991~1995년 4개 도시 6000여명을 조사한 결과에서도 카페인을 꾸준히 섭취한 그룹이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기억력 테스트에서 평균 31%가량 높은 점수를 받았다.
서울 아산병원 신경과 고재영 교수는 “커피의 카페인 성분은 중추신경을 흥분시켜 뇌의 망상체(의식조절장치)에 작용해 기억력을 높여준다”고 말했다.
수면 전문 병원 예송 수면센터 박동선 원장은 “수면중 그날 습득한 지식과 정보가 뇌 측두엽에 저장된다.
특히 밤 12시부터는 뇌세포를 파괴하는 스트레스 호르몬(코티졸)이많이 분비되므로 이때는 꼭 자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하지만 단기 기억(갑자기 외운 전화 번호, 그 날의 할 일의 목록, 스쳐 지나가는 상점 이름 등)의 용량은 한계가 있다. 강동성심병원 정신과 연병길 교수는 “기억 세포가 줄어든 노인은 하루 일과나 전화 번호 등은 그때그때 메모하는 것이 좋다.
오래 외울 필요 없는 단기 기억들이 가득 차 있으면 여러 정보들이 얽혀 건망증이 더 심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경희대 병원 가정 의학과 원장원 교수는 “독서를 하면 전후 맥락을 연결해 읽게 되므로 단기 기억을 장기 기억으로 전환 시키는 과정을 반복해서 훈련하게 돼 기억력 증진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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