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송편 드세요.
난 며칠전 지인을 따라 한 시인을 만나게 되었다.
그 시인은 1989년 교통사고로 전신이 마비되는 장애 속에서 1996년 충청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된 바 있고 , 2000년 문학마을의 추천으로 등단했으며 , 시집 '빈집 지키기'를 낸 시인이다.
천사 같은 아내가 지켜주고 있는데 그 아내도 얼마전 암 수술을 받았다 한다.
그분들은 카돌릭 신자들이였는데
어서 그분들에게 기적이 일어나길 소망해본다.
그분의 시가 아름다와서 한수를 소개하려한다.
가을 편지
황원교:시인
해 저무는 언덕
단풍나무 그늘에 앉아
타는 저녁노을을 바라보며
그대에게 편지를 씁니다
오늘도 그대 향한 그리움이 하도 커서
기도는 낙엽처럼 흩어지고
설레는 마음에 발길 멈출 수 없어
이 가을을 헤매고 다녔습니다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것은
그대에게서 더 많은 사랑을 받고 싶은 까닭이기에
그런 외로움으로 나의 겨울은 쉬이 찾아오고
찬바람이 파고드는 영혼의 구멍마다
서러운 피리소리가 납니다
그러하기에
마음의 곳간 가득 양식을 채우며
그대 오시는 길 , 꽃 등불 환히 걸어놓은 채
온 날을 불면으로 지샙니다
사랑하는 사람이여!
설령 이 편지를 받을 수 없다 하여도
오늘밤, 그대 창가를 두드리는 바람 한 줄기,
별 하나의 속삭임을 들어보세요
억겁의 계절이 바뀌어도
영영 꺼지지 않는 불꽃으로
그대 가슴 안에서 살고 싶은
간절한 나의 사랑을 받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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