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와 작품

한용운님의 시

백합사랑 2014. 7. 19. 07:34

 

한용운님의 성북동 북향집  심우장

 

한용운님의 '신문이 페간되다'

 

붓이 꺾이어 모든 일 끝나니

이제는 재갈 물린 사람들

 

뿔뿔이 흩어지고,

아,  쓸쓸키도 쓸쓸한

 

망국(亡國)의 서울의 가을날.

한강의 물도 흐느끼느니

 

울음 삼켜 흐느끼며

연지를 외면한 채

 

바다 향해 흐르느니!

 

註 : 筆絶墨飛 붓이 끈어지고 먹이 날아감  신문의 폐간으로 민족의 의사를 표현할 길이 단절되었다는 것

 

 

 

回甲날에 卽興

1939년 7월 12일 淸凉寺에서

 

바쁘게도 지나간

예순 한 해가 

 

세상에선 소겁(小劫)같이

긴 생애라고.

 

세월이 흰머리를

짧게 했건만

 

풍상(風霜)도 일편단심

어쩌지 못해 ......

 

가난을 달게 여기니

범골(凡骨)도 바뀐 듯

 

병을 버려 두매

좋은 방문(妙方-方文) 누가 알리.

 

물 같은 내 여생(餘生)을

그대여 묻지 말게.

 

숲에 가득 매미 소리

사양(斜陽) 향해 가는 몸을!

 

 

  註  : 妙方: 병을 고치는 좋은 방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