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사랑

香내음

백합사랑 2010. 1. 10. 08:35

 

 

 

향내음

요즘 몸이 상쾌하지 못해 게으름으로 이어지고 있어서 늦은 아침을 준비하느라고

곰국을   불에 올리고 밥을 하려고 하는데 선배언니한테서 전화가 왔다.

전화를 받으러 가면서 밥은 탈까봐 불을 껐는데 곰국은 큰 남비에 물이 많이 있으니까  오래 둬도 괜찮다고 생각하고  전화를 받기 시작했다.

며칠만에 전화를 한 언니 이런일 저런일 그동안 있었던 이야기를 재미있게 한다. 

한참을 이야기 듣고 있는데 밖에서 무슨 지지직~ 지지직~ 하는 소리가 난다.

 

언니의  이야기에 빠지기도 했지만 며칠만에 걸려온 언니의 이어지는 이야기를 중간에 끊자고 말하기 힘들었다.   아침을 못먹은지라  배는 고프지만 참고 있었는데 밖에서 나는 지지직 소리에 귀가 번쩍 띄었다.  그제서야 곰국 올려놓았던 것이 생각이 났다.  

" 언니 잠간만요" 하고는 부엌으로 달려와서 보니 역시 곰국이 타고 있었다.

에고 ~~ 건망증인지?  곰국 올려놓았던 것을 까맣게 잊었었다.

냄비 밑은 벌써 까맣게 타고 냄새가 대단하다.

급한대로 타고 있는 냄비에 냉수를 붓고 언니에게 돌아왔더니 " 무슨일이야? " 하신다.

"곰국이 조금 눌었어요!"   사실 조금 눌은 것이 아니지만  내가 한 일이 챙피하기도 하고

혹시라도 언니가 걱정할까봐 거짓을 말했다.

년초부터 본의 아니게 거짓말을 하게 됐다.

암튼

곰국 태운 냄새가 집안 가득 괴롭다

이  영하의 강추위에  난방한 것이 아깝긴 하지만 하는수 없이 집에 있는 창문들  모두 다 열어 놓았다.

사방이 트인 창문에서 찬바람이 몰려오지만 냄새가 쉽게 가셔지진 않는다.

1시간이 지난후엔 냄새도 많이 빠지고 춥기도 하여 문을 닫았다.

그래도 조금의 냄새는 남아 있어서 어떻게 해야 이 좋지못한 냄새를 빨리 없앨 수 있을까 ? 생각하다가

생각난 것이 香이었다.

"그래 맞다 향이다 !  향을 피우자 "

여행때 사온 향 중에 내가 제일 좋아하는 향기를 찾아 피웠더니 냄새가 싹 가버렸다.

참 香내음은 좋은 것이다.

사람도 향내 나는 사람이면 얼마나 좋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