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살땐 모 여행사를 통해 가고싶은 곳 골라가며 여행을 했었는데 지방으로 이사를 오니까 여행을 내맘대로 하기가 좀 어려워졌다. 내가 다니던 여헹사를 쫓아 다니려면 새벽에 서울로 가야하는데 이곳에서 시간 맞추기가 어려워서 불가능하게 되어버렸다.
그래서 이곳에서 여행사 대신 산악회를 따라 가게 되었는데 산악회!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엉뚱한 풍경이 나타난다.
맨처음 동생을 따라 산악회에 가게 됬는데 우린 우리 나름의 멋진 꿈을 가지고 탑승을 했다. 차에선 정담을 나누고 차에 내리면 산행과 여행을 병행하려는 즐거운 꿈을
그러나 차에 탄후 출발을 시작하면서 어리둥절해졌다.
차속은 갑자기 나이트 클럽 불빛으로 휘황찬란해지고 소주잔이며 가끔은 역한 냄새의 안주를 돌리면서 옆사람과 이야기도 할 수 없을만큼 큰 음악에 마추어 막춤판이 벌어진다.
어이 없어진다.
하지만 난 불청객일뿐
한마디 말도 못한다. 무슨 말이라도 한 마디 하면 몰매라도 맞을 분위기다.
그분들은 다 아는 사이이고 몇 년씩 그렇게 진행되어온 산악인들이시다.
잠시 음악이 꺼지면 아주머님들 소리지르신다. " 음악 틀어! 음악 .......!!!!" 하며
가만히 있는 내게 이분 저분 오시어 소주잔 주시고 못마신다고하면 역정도 내신다. 우리가 잔 받을때까지 서계시겠다고 어거지도 부리신다. 참나~
그러신후 흥에 겨워 춤들을 추시면서 내게 춤도 권하신다. 춤 못춘다면 " 집에서 애나보지 뭣하러 왔냐고 하시고 너무 얌전하다고 하시기도 하고 고매하다고 하시기도 하고 심심하지 않느냐고 물어보기도 하며 본전 빼고 가라고 하며 별의별 말씀을 다 하신다.
난 자연을 사랑해서 창밖만 보는 것도 즐겁고 재미있다고 말해도 믿지를 않는다.
집에 돌아온 후 동생에게 안그런 산악회는 없느냐고 물었더니 이곳의 모든 산악회가 거의 다 그렇고 그냥 가만히 갔다오면 더 힘이 든다고 한다. 차에서 흔들고 오면 다음날 몸이 거뜬한데 가만히 있다오면 오히려 힘이 든다고 한다.
내가 문제가 있는지? 도무지 이해가 않된다. 난 더 힘들것 같은데.......
그후 난 한참을 산악회에 가지 않았었다.
그리고 또 다른 동생과 둘이 개인으로 여행을 시작했는데 운전을 못하는 우리는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다니려니 여러가지 또다른 어려운 점이 있었다. 경비도 많이 들고 그리하여 다시 산악회에 가서 같은차에 동승은 했지만 기죽지 않고 내 취향대로 맞서기로 했다. 산악회 회장에게 건의를 했다.
내가 술을 안먹어도 춤을 못춰도 권하지 말게 해달라고 내가 다른분들에게 술마시지 말라거나 춤추지 말라고 말하지 않는것 처럼 다른 분들도 내가 싫다는 것을 굳이 하라고 부담을 주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또 다른 산악회 회장에게도 물었더니 전에는 그렇지 않았는데 나이드신 분들이 많이 오시면서 산악회들이 그렇게 변했다고 말한다. 그 말을 들으며 어르신들을 이해하려고 마음먹었다.
60~70대 어르신들 그동안 힘겨운 격동의 세월만 보내시며 답답함을 발산하지 못하시다가 산악회라는 장을 통해 좁은 버스 공간이지만 그곳에서 위안을 찾으시는 것 같다
우리나라 문화가 서양처럼 파티 문화가 없어서 그런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 저분들을 위해 1주일에 한 번씩이라도 노인정이나 무슨 문화관 같은데서라도 실컷 춤 추실수 있는 장이 마련되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해봤다. 그러면 저렇게 위험하고 불편한 버스 속에서의 춤은 멈출 수도 있을텐데 ........
물론 차에 타신 모든 분이 100% 다 술을 드시거나 춤을 추시는 것은 아니다. 나처럼 술도 춤도 못하시는 분도 계시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 도착지에 도착을 하면 정상까지 가는 사람과 전혀 산엔 안가고 주차장 주변에서 놀다가 점심 식사 하시는 분 그리고 나는 정상은 못가고 절까지만 가는데 절이 없으면 아주 서운하다 . 그럴땐 1시간정도 산에 올랐다가 내려온다. 마음이야 나도 정상 가고싶지만 무리하긴 더 싫다. 다녀와서 몇 일씩 앓기 싫어서.
이번에 구봉산에 갔을땐 산세가 험한 것도 아닌데 얼었던 땅이 갑자기 풀리면서 흙산이 푹푹 빠진다. 등산화가 무거워진다. 4~50분 오르니 할아버님 3분만 앉아 계시고 산에 오르시는 분들은 모두 보이지도 않는다.
난 여기서 할아버님들이랑 하산해야겠다 어차피 정상도 못갈바엔 점심이라도 찾아 먹고싶었다. 슬슬 배가 고파진다. 정상에 가신분들은 오후 3시가 넘어서야 오실텐데 ........
그런데 중요한건
산악회에 좋은점도 있다. 아주 경제적이다. 2만원만 내면 차 태워주고 아침엔 순두부와 떡 물. , 과일 점심까지 준다.
내가 여행사로 쫓아 다닐땐 3만 8천원 내면 아침은 차에서 찰밥 주고 물도 큰 병으로 컵에 따라 먹게하고 점심은 여행지에 제일 맛있는 집에서 먹을 수 있었다. 물론 여러곳을 여행하는 것과 조용함이 좋은데 비해 조금 비싼편이었고 산악회는 싸고 여러가지 주지만 좀 시끄러운 것이 단점이다.
세상에 다 좋은 것은 없나보다.
헌데 어느새 나도 산악회에 적응이 되어버렸다.
그 시끄러운 틈에서 시끄러운줄도 모르고 잘도 잔다. ㅎㅎㅎ
산이 험하진 않지만 은근히 힘이 든다
에고 챙피해라~ 주차장에서 여기까지 800m인데 ........조금은 더 오르고 싶었지만 혼자 길이라도 잃을까봐 어르신들 따라 하산했다.
그래도 올라왔으니 하늘 한 번 쳐다보고~
내려와서 차를 타고 식당으로 갔는데 주변에 복분자 나무가 많이 보인다. 비록 줄기지만 분홍색이 곱다.
멀리 보이는 봉우리가 아홉개 세어서 구봉산인 곳으로 내가 정상까지 못오르고 돌아온 봉우리들
구봉관광농원이라는 간판이 붙은 곳인데 할아버님과 할머님 두 분이 경영하시는 음식집으로 토속적인 반찬 맛으로 청국장과 김치찌개 두 가지 모두 맛있고 김치며 반찬들 모두 맛깔 스럽다고 찬사들을 했다.
차를 타고 오다가 멀리 보이는 높은다리 무슨 다리인지는 모르겠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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